2026-06-14
토끼는 왜 굴을 팔까
모카가 끝없이 굴을 파고 내려가는 건 순전한 상상만은 아니에요.
실제로 땅을 파고 그 속에서 사는 토끼가 있거든요.
바로 유럽 굴토끼입니다.
우리가 기르는 집토끼의 조상이기도 하죠.

이들이 파는 굴은 단순한 구멍이 아니라, 여러 입구와 통로가 거미줄처럼 이어진 지하 도시에 가까워요.
영어로는 이런 굴 전체를 '워런(warren)'이라고 부릅니다.
그 안에는 잠자는 방과 새끼를 키우는 방이 따로 있고, 위험이 닥치면 여러 출구로 흩어져 달아날 수 있게 설계돼 있어요.
굴은 토끼에게 집이자 피난처예요.
땅 위에는 토끼를 노리는 포식자가 많지만, 좁은 굴속까지 쫓아 들어오긴 어렵습니다.
한여름 더위와 한겨울 추위를 피하기에도 땅속이 훨씬 안정적이고요.
재미있는 건 모든 토끼가 굴을 파지는 않는다는 점이에요.
북미의 솜꼬리토끼처럼 직접 파기보다 풀숲이나 남이 쓰던 구멍에 몸을 숨기는 종도 많습니다.
부지런히 땅을 파는 건 굴토끼 쪽의 특기인 셈이죠.
모카는 아무래도 그 부지런한 핏줄을 물려받은 모양이에요.